안녕하세요 실력변함:소설에 대한 모든 것 입니다오늘 개학 했는데 오랜만에 공부를 해서 그런지 머리가 아프네요 오늘 소개할 소설은 김애란 작가의 바깥은 여름 중 입동입니다

 

그만하라는 뜻으로 지그시 아내의 팔뚝을 잡았다그러자 아내는 화를 내는 건지 이해를 구하는 건지 알 수 없는 얼굴로 서글푼 비명을 질렀다.

-다 엉망이 돼버렸잖아. (p.12)

 

처음에는 아내가 비명을 질른 것이 그와 그의 어머니가 짜증나기 때문에 비명을 지른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하지만 뒷부분을 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지난봄우리는 영우를 잃었다영우는 후진하는 어린이 집 차에 치여 그 자리서 숨졌다오십이 개월봄이랄까 여름이란 걸가을 또는 겨울이란 걸 다섯번도 채 보지 못하고였다. (p.21)

한번은 아내가 바퀴 달린 장바구니를 들고 나갔다 십 분 만에 돌아왔다무슨 일이냐고 묻자 아내는 사람들이 자길 본다고나는 안 그러냐고 했다그게 무슨 말이냐고 묻자 아내는 사람들이 자꾸 쳐다본다고아이 잃은 사람은 옷을 어떻게 입나자식 잃은 사람도 시식코너에서 음식을 먹나무슨 반찬을 사고 어떤 흥정을 하나 훔쳐본다고 했다 (p. 23)

 

아내는 그녀의 아들인 영우를 잃었다. 그것도 매우 어린 나이에 갑작스러운 영우의 죽음은 그녀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갔다. 집을 인테리어 할 때부터 태어날 아이를 위해 했던 만큼 지키고 싶은 마음도 컸을 것이다. 하지만 죽은 영우가 다니던 어린이집에서 보내준 복분자 때문에 모든 것이 엉망이 되어 버렸다.

 

그런데 내가 거기 계좌번호를 적는 순간 이상하게 어린이 집 원장을 용서하는 결과를 낳을 것 가은 기분이 들었다. (p.23)

 

그리고 영우가 죽고 나서 받은 민사상손해배상금은 그에게 있어서는 받기 싫은 돈이었다. 그의 어머니가 본가로 다시 내려가신 후 그의 아내는 벽에 번 진 복본자를 지우려고 하지만 지워지지 않아 도배를 하기로 한다

 

자정 넘어 아내가 도배를 하자 했다.

-지금?

-.   (p.9)

 

그들이 직접 도배를 하던 중 그의 아내는 벽지에 쓰여진 낙서를 발견한다.

 

-영우가 자기 이름...... 써놨어.

아내가 떨리는 손으로 벽 아래를 가리켰다.

-근데 다...... 못 썼어......

아내의 어깨가 희미하게 떨렸다.

-아직 성하고......

-......

-이응하고......

-......

-이응하고, 아니 이응밖에 못 썼어......

(p.35)

 

자신의 아이가 하늘나라로 떠난 아이가 남기고 간 이름이 성하고 이응뿐이라니....... 그들의 심정은 어떠할까, 나는 이 부분에서 울컥했다. 소설을 포스팅 하다 보니 그 작가나 주인공에 몰입을 해야 하는데 이미 하늘나라로 떠난 아이의 마지막으로 남겨진 이름을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니 울컥했다. 복분자처럼 물든 마음을 다시 덮으려 다가 나타난 아이의 이름, 그것이야 말로 부모의 가장 큰 슬픔이 아닐까 한다.

 

끝까지 입동을 읽었으면 책 맨 앞으로 돌아가 책 표지를 한번 봐라. 제목은 바깥은 여름이다. 지금 그들이 아직은 겨울이지만 그것을 견디고 밖으로만 나갈 수만 있다면 그곳은 따듯한 여름인 것이다. 그러니 지금이 힘들거나 지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더 앞으로 나아가면 언젠가는 우리들의 삶에도 여름은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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